[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지난 몇 개월 떨어진 에너지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영양제를 그리 열심히 챙겨 먹고 잠을 7시간 정도 자는 데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피로했어요. 풀리지 않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의욕이 쭉쭉 떨어지는 걸 느꼈어요. 간신히 마무리가 되던 연말에는 또 이상한 일이 터졌습니다.

 

새해 첫 업무가 팀원을 비롯 사업부 전체가 어떤 일에 대한 경위서를 쓰는 일이었죠. 내부적 갈등을 해소해주지 못하는 회사에 화가 났다가 체념되니 에너지가 점차 고갈됐어요. 집에 있을 때면 멍하니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는 게 전부였어요.

 

지난 주부터 몇 시간을 자던 상관없이 아침 운동을 다시 했어요. 7시간 이상 자야 피로하지 않을 거 같다는 걱정에 일어나고자 했을 때 '더 자야 피곤하지 않아'라는 핑계로 늦잠을 달고 살았습니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으로 시작한 하루는 버틸 뿐이었죠.

 

회사가 멀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몇 일 동안 계속 헬스크럽에서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을 했더니 잠을 몇 시간 잤는지에 상관없이 몸을 깨워 주었습니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홀가분함 덕분에 다시 에너지가 상승되는 거 같더라고요.

 

퇴근 후 약속을 마치고 집에 오면 대략 밤 11시 정도 되는데 지쳤습니다. 분명 볼록하게 똥배가 나왔는데 허전했어요. 과일과 빵, 과자 등 군것질하며 TV를 보다 보면 자정이 훌쩍 넘어갈 때도 많습니다. 화들짝 '이게 아닌데...' 싶은 죄책감으로 포만을 느끼며 잠에 들었죠.

 

TV 보고 싶은 욕망을 억지로 참으며 일기장을 펼치니 벌써 한 달 넘게 쓴 적이 없었습니다. 그 날 아주 짧게 3줄을 썼어요. 다음날에도 먹고 보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다시 일기를 썼습니다. 아침 운동과 더불어 또 하나의 약속을 지켰다는 마음이 평안을 주더군요.

 

성악을 취미로 즐기니 목감기가 가장 걱정됩니다. 목도리는 물론이고 비타민 C등을 더 챙겨 먹어요. 지난 주 영하 10도 이상 떨어지던 출근길, 10분 이상 걸어야 하는 지하철역은 멀어 보였습니다. '추워서 목에도 안 좋을 텐데 그냥 택시 타고 가자' 싶었다가 마음이 바꼈어요. 이렇게 추운 날씨를 겪어볼 기회가 흔한 건 아닌 듯 했습니다.

 

'겨울 속으로 가자'

 

두툼한 잠바를 꺼내 입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나서는 출근길이 왠지 신났어요. 그 날은 회사에서도 몇 가지 일들을 마무리하면서 정리하는 데 활기찬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게 활력을 주는 게 무언지 궁금해졌어요. 단지 좋아하는 취미 활동만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닌 듯 했습니다.

 

힘들었어도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 괜시리 혼자만 민망했던 성악 첫 수업을 하고 나서, 아침 운동하고 샤워할 때, 리뷰나 후기 썼을 때 등 '양심을 찌르는 의무와 책임을 지키고 마무리 할 때, 하고자 하는 바를 했을 때, 타인은 물론 나와의 약속까지 지킬 때, 흥미롭게 생각하던 활동에 도전할 때' 등과 같이 큰 카테고리가 형성되더군.

 

원해서 했을 때도 있지만, 회사 일처럼 내 의지가 아닌 상황이 닥쳤을 때도 끝까지 해내면 에너지가 높아지더군요. ''를 괴롭히기에 딱 좋은 성향 같습니다. 요즘 5년만의 한파 특보가 울릴 정도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겨울은 갈거고 봄은 다시 오겠죠. 하지만, 겨울은 또 시작될 겁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

.

.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상 Dream

http://wangmadam.net

.

P.S: 안녕하세요. 왕지상입니다. 이 편지는 한 주 한 주를 보내면서 겪은 일들과 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니 이런 소식이라도 나누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 많은 스팸 메일 중 하나를 더 추가할지 모를 우려를 뒤로 하고 보냅니다. 이런저런 회신을 주신다면 더욱 좋을 일이지요. 그러나 저러나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by 왕마담 2016.01.26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