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궁금했던 <김제동 토크콘서트>를 봤습니다. 지난 번 <김미경 토크콘서트> 이후 올해만 벌써 두 번이네요. 말 잘하고 강연 잘하는 사람들의 유행이기도 한가 봅니다. 두 공연 주인공의 메시지가 메인이지만, 서브로 초대 손님 그리고 관객들과의 소통 이벤트 덕분에 풍성했어요.

 

독특하게 관중에게 김제동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관객석을 좌우로 나누어 2명 중 당첨된 한 분이 속한 곳 200명에게 선물을 준다는 당근으로 꼬셨죠. 나온 관객과 이런저런 유머가 담긴 안부 인사와 함께 소개와 (선물 받고 싶은)환호로 시작했습니다.

 

관객들의 댄스 타임 대신 지나가던 동네 친구 한 명을 무대로 불렀어요. 대박, 이적씨가 나왔습니다. 내심 힐링캠프를 같이 진행하고 있는 성유리씨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 점은 아쉬웠어요. 인기는 대박입니다. '거짓말이야'와 앵콜곡 '하늘을 달리다'까지 두 곡을 부르며 분위기를 후끈 만든 후 지나가던 길인지라 일찍 떠났습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by 이적]

 

 

달아 오른 분위기 그대로 김제동씨의 입담이 터졌어요. 이적씨가 받은 환호에 빗대어 지난 주 유재석씨가 출연했을 때는 2층 관객석에서 뛰어 내리고 장난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슬슬 유재석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뒷담화를 까는데, 어찌나 잔소리가 많은지 모른다네요. '금연해라, 금주해라~'

 

또 한 번은 둘이 술 한잔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 같은 분이 몇 번씩 사인을 받으러 왔다고 합니다. 참다 못해 본인이 그만 하시라고 하니, 옆에서 재석씨가 자신을 말리며 '팬한테 뭐 하는 거야?'라며 얼른 사인을 해줬다고 하는. 본인 역시 기부에 대한 자랑을 하더군요.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유 그것도 분말로 지원했다고 합니다. 폭탄으로 터져도 별 일없도록. 지방 학교 아이들에게 무료 강연 심지어 본인이 돈을 주고 하는 강연까지. 그럴 때는 마음에 부담이 없어 더 웃긴다고 합니다. 팬의 이름으로 했던 기부, 오른 손이 모르게 해도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며 영수증과 각종 서류를 익살스럽게 보여주더군요.

 

 

 

 

 

말하는 대로 웃다 보니 자연스럽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로 넘어가더군요. 주요 골자는 '결대로 살자' '상식 있는 인간의 존중'이었습니다. 이 주제를 뿌리로 삼아 시사적인 부분 혹은 영어에 대해 법률스님과의 개인적인 이야기 등을 던졌습니다.

 

요즘에는 어린 나이에 혀 수술을 한다고 해요. 영어 발음을 더 좋게 하기 위해. 그 얘기를 들으니 정말 식겁합니다. 영어를 잘해서 어디에 쓰려는 걸까요? 한 번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 강연을 갔다고 합니다. 안내해주는 사람들이 어찌나 으쓱하며 식당 그대로가 해리포터에 나온 그대로라고 하네요.

 

강연도 한국말로 했습니다. 통역은 괜히 있냐고 반문하네요.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배우면 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왜 남의 말을 우리 말처럼 잘해야 할까요? 한 가지 부러웠던 게 있다고 합니다. 여러 왕들과 저명 인사의 초상화 옆에 수십 년 음식을 해준 요리사 그림이 걸려 있다고 해요.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5 하이라이트(시즌6은 아직...]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오래도록 봉사 해준 분에 게의 선물로 요청했던 겁니다. 걸리지 않으면 모두 졸업하지 않겠다는 농담반 진담반에 학교는 흔쾌히 걸었다고 해요. 그것도 만유인력의 뉴튼 초상화 옆에 있다고 합니다. '이게 상식 아닙니까?' 라는 질문에 먹먹한 가슴이 지나갔어요.

 

유재석씨뿐만 아니라 법률 스님도 나쁜 사람이라며 줄줄 내뱉습니다. 본인이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할 때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산 때문에 힘들어하냐며 '준만큼 받지 못해 힘들어 하는 사랑은 거래다'라는 말씀, 명상 수련을 위해 4 5일도 빼지 못하면서 자기 삶을 사냐는 질문에 그대로 산으로 찾아간 사연 등.

 

자신이 웃기냐는 질문과 함께 언제 가장 웃길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바로 '예측하지 못했을 때' '진지할 때'. 가장 그럴 때는 뉴스와 속보 등임을 알려줍니다. 한 기사를 보여주었는데 긴급 속보로 '북한 사람들이 장어구이를 좋아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걸 속보로 알아야 하는 겁니까?

 

 

[<라라라> by SG워너비]

 

 

버스비가 70원인 줄 알았던 대통령 후보로도 나왔던 국회의원, 몇 일 후 마을 버스비 700원과 착각했다는 소리, 그리고 자신도 버스 카드를 들고 다닌다며 보여준 학생용 교통카드. 한 달 용돈 29만원으로 세상을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세상. 그리고 속에 있던 분을 참지 못했는지 소리를 지르던 모습의 진정성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관객들의 고민 나눔은 진지했고 유쾌했어요. 곧 조금은 낯선 노래방이 됐습니다. SG워너비의 '라라라'를 같이 불렀어요. 김제동씨의 하모니카 실력은 수준급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다독임 후의 등대지기는 울컥했습니다.

 

상식의 수준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는 말이 어떻게 좌/우로 갈라질 수 있을까요? '결대로 살자'는 메시지 토크콘서트를 보고 나오는 길 내내 생각났습니다. 조금만 달라도 '틀림'으로 판단하여 공격하고 매장하려는 듯한 이 사회, 무엇이 옳은 일일지 또 한 편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웃음 속에 숨겨진 진실, 볼 수 있었습니다.

by 왕마담 2014.12.28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