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에 대한 망설임


갈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가게 된 음악회, 2015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감상했습니다. 가지 않았으면 오케스트라가 주는 음악의 즐거움이 이리 큰건지 언제 알게 됐을까요. 매년 꼭 가고 싶습니다. 물론 오스트리아에 가서 들을 기회는 살면서 1~2회 정도 밖에 안되겠지만 메가박스를 통한다면 다르겠죠.

 

이번 음악회 오스트리아 현지 시간 오전 11시에 연주하는 실황을 Live 자체로 메가박스 극장에서 상영했습니다. 티켓값이 무려 4만원이여요. 실제 연주회에 비하면 싸지만 극장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이 정도면 최고가 수준입니다. 음향시설이 최고 수준인 M2관에서 상영했기에 더 비싸기도 했어요.

 

오케스트라 연주만 무려 2시간 30여분 하는 공연이라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끝나면 밤 10시, 다음날 출근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망설임을 더했어요.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재미없으면 다음부터는 안 보면 그만이죠. '투자'다 싶었습니다.

 

 

 

[2015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중 청중과 함께 즐기는 <Radetzky March>]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주빈 메타와의 만남


공연은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렸어요. 프로그램을 언뜻 살펴봤지만 아는 곡은 없었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기는 들어도 곡을 전반적으로 알지 못하니 글자는 읽어도 뭔 뜻인지 몰랐어요.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곡이 Johann Stauss 2세의 곡들로 이뤄졌더군요.


'요한 스트라우스' 이름을 들어보긴 했는데.....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 그냥 보지, 뭐' 싶었어요. 지휘는 인도 출생의 주빈 메타가 맡았습니다. 이력을 봤더니 베를린, LA, 뉴욕,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음악 감독으로 활동 중이더라고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휘자를 따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서울시향에는 정명훈 지휘자가 있듯, 상임 지휘자가 없는 거죠. 매년 명망 있고 뛰어난 지휘자들이 신년음악회를 맡습니다. 주빈 메타는 이번으로 벌써 다섯 번째 빈 필하모닉 지휘를 맡았으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이란 걸 알 수 있었어요.

 

 

 

[2015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중 발레가 함께 하는 <Student Polka>]

 


 

왈츠의 왕, 요한 스트라우스 2세


1부가 시작됐을 때 신년음악회의 분위기를 파악했습니다. 시민들이 희망차게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모든 곡이 흥겨웠고 즐거웠어요. 한 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요한 스트라우스 2세는 '왈츠의 왕'으로 불리더군요. '왈츠의 아버지'가 그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음악하는 걸 반대하셨다고 하는데 고집을 꺾지 못했죠. 의절하듯 지냈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당신의 악단까지 흡수하여 지휘자이자 작곡가로서 명성을 널리 알렸습니다. 왈츠는 '쿵작짝' 3박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민속 춤곡이니 소망에 부픈 이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음악 선물이 되겠지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곡 중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유명했습니다. 통일 독일을 만들기 위한 보오전쟁(7주 전쟁이라고도 불린다)은 프로이센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어요. 우울과 시름에 빠진 오스트리아 국민을 위해 작곡된 곡이 바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입니다.


이 곡이 앵콜곡으로 나왔어요. 몰라도 신나서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익숙한 곡이 나오니 가슴까지 벅찼습니다. 음악으로 하나되는 국가라..... 작은 마음에 까지 극장이 따로 있다는 음악 문화와 그것들을 어렸을 때부터 마음껏 즐겼을 분위기가 부럽더군요.

 

 

 

[2015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중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The Blue Danube)>]

 


 

함께 즐기는 음악회


음악뿐만 아니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역시 유쾌했습니다. 독특한 악기들을 많이 사용했어요. 새소리를 위한 작은 피리부터 호루라기 등으로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는 한 곡을 모두 연주하고 지휘자와 연주가들에게 샴페인이 들어 오더군요. 다 같이 건배하는 모습에 새해맞이와 음악을 신나게 즐기는 모습을 봤습니다.


<Student Polka>가 연주될 때는 학생으로 연기하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의 모습까지 나오더군요. 오케스트라 연주하는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각 음악에 합당한 영상들로 이루어져 눈을 만족시키려는 노력까지 더해졌어요. 오스트리아 멋진 도심이나 자연 풍광 등으로 꾸며졌습니다.


내심 잘 모르는 곡들이 많아 졸지는 않을지 걱정이 컸었죠. 기우였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한 거리감이 많이 없어진 듯 했어요. 매년 이런 신년 음악회로 새해를 여는 것, 좋은 방법인 듯 합니다. 실제 공연 전 2015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웠어요. 음악을 통해 격려받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함께 즐기는 음악회의 피날레, 꽃비]

by 왕마담 2015.01.08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