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티켓이 생기다

 

지인분께 신한은행에서 초청받은 콘서트 티켓을 받았습니다. 처음 말씀을 카톡으로 주셨는데 초대하는 음악회의 한계를 알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행사 소개에 이름 하나가 떠억 하니 제 눈길을 사로 잡더군요. ... 꺄아~ 설마~ 그러고 보니 오케스트라도 KBS 교향악단으로 꾸며졌습니다.

 

좀 더 알아보니 1부는 KBS 교향악단의 유명 오페라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이루어지고, 2부는 뮤지컬 배우 옥주현씨와 카이씨의 무대가 이어졌어요. 곧 클래식과 뮤지컬의 만남이었습니다. 공연 역시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이루어져 신한은행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졌어요.

 

뮤지컬 <위키드> <레베카>를 관람한 이후 옥주현씨의 팬이 됐습니다. 특히, 댄버스 부인 역할에서는 소름까지 돋았던 기억때문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전석 초대이기 때문에 특별한 정보가 없어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P.Sarasate의 <Carmen Fantasy op.25(카르멘 환상곡)>]

 



생동감 넘치는 클래식 연주

 

같이 가셨던 분이 아슬아슬하게 지각하는 바람에 첫 번째 연주곡인 <William Tell Overture>를 밖에서 감상해야 했어요. 아쉽기는 했으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특유의 말 달리는 듯한 리듬의 흥겨움이 밖에서도 느껴졌어요. 이 곡이 끝나자마자 안내 받아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의 합주와 독주가 펼쳐지는 P.Sarasate <Carmen Fantasy op.25(카르멘 환상곡)>이 펼쳐졌어요. 자리에 앉자 마자 교태가 흐르는 듯한 양고은씨의 바이올린 연주에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 날 유난히 오케스트라의 음들이 살아 있듯이 들려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카르멘 환상곡은 처음 들어 봤는데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나오는 명장면들을 압축하여 편곡한 작품입니다. 사실 전 제목만 보고는 오페라에 나오는 연주곡인가 싶었어요. 두 번째 곡이 끝나자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가 무대 중앙을 차지했습니다.

 

세 번째 연주할 F.Liszt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No.1 in Eb major(피아노 협주곡 1)>을 위해서였죠. 4개의 악장으로 나뉘어 졌는데,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연주의 느낌이 달라질 때마다 악장이 바뀌는 구나 싶었어요. 악기 중 트라이앵글 소리가 참 청량하게 들려 인상 깊었는데 트라이앵글 협주곡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The phantom of the opera, Overture]




유명 뮤지컬 넘버들의 흥겨움

 

인터미션 후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유명 넘버가 오케스트라 연주로 2부가 시작됐어요.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로 봤었는데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듣는 오케스트라는 색달랐습니다. 뭐랄까 클래식 전용 극장에서 가벼운 Pop을 듣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맘마미아의 유명한 맘마미아와 댄싱퀸을 들을 때는 그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모르는 곡이 나올 때는 관람하지 못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인가 싶었어요. 흥겨운 넘버들을 골랐기 때문에 2부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그만이었습니다.

 

곧 뮤지컬 배우 카이씨가 나오더군요. 이 분의 뮤지컬을 본 적이 없었지만, 서울대 성악과를 나와 각종 콩쿠르 입상 및 수상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열연 중이네요. 유튜브를 통해 봤더니 스마트한 생김새와는 달리 중후하게 뻗어 나가는 성량을 갖고 있습니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 by 옥주현]




기대와 달랐던 옥주현씨와 카이씨의 공연

 

<Man of La Mancha(맨 오브 라만차)> <The Impossible dream(임파서블 드림)>을 불러 주는데 음악당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컬의 소리가 악기의 음보다 뒤에 있는 듯 느껴졌어요. 마치 이어폰이나 헤드폰에서 보컬의 음색이 음에 묻히는 듯한 느낌인 듯 했습니다.

 

곧이어 등장한 옥주현씨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그녀가 불러준 <Elizabeth(엘리자벳)> <나는 나만의 것>의 감동이 그리 크지 않아 실망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유튜브에서 보여준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카이씨와 옥주현씨가 함께 부르는 <The player>의 울림이 더 좋았어요.

 

사고로 시력을 잃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와 헬렌 피셔(Helene Fischer)가 함께 불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만큼의 울림은 아니었지만, 탑배우들의 공연에서 오는 Live가 주는 생생함이 느껴졌어요. 그래도 기대만큼의 강한 무대가 아니었기에 아쉬웠습니다.



[The prayer by Andrea Bcelli and Helene Fischer]



이 날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 걸맞는 연주를 보여준 오케스트라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뮤지컬 곡들도 나쁘지 않았지만, 실제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보는 감동만큼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고객 초청 연주회로서는 수준급의 공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by 왕마담 2014.11.18 15:24